송나라 황국보皇國父 (춘추좌전.9.17.6.)
송나라의 황국보皇國父가 태재大宰가 되어 평공을 위해 누대를 쌓다가 추수를 방해했다. 자한子罕이 수확을 마칠 때까지 공사를 기다려 줄 것을 요청했지만 평공은 허락하지 않았다.
공사에 동원된 사람들이 노래를 지어 불렀다. “실로 택문澤門에 사는 희멀건 사람이 우리를 부역에 동원하고, 읍에 사는 거무스름한 사람은 우리 마음을 위로하네.”
자한이 이 노래를 듣고 몸소 대나무 채찍을 들고 공사장으로 가서 게으름피우는 이들에 매질하며 말했다. “우리 같은 소인들도 모두 건조와 습기, 추위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집이 있다. 이제 군주를 위해 누대 하나 짓는데 이처럼 느려터지니 노역이라 말할 수 있겠느냐?” 노래하던 이들이 노래를 그쳤다. 어떤 사람이 자한에게 연유를 묻자, 자한이 대답했다. “송나라는 보잘 것 없는 나라이다. 누구를 저주하고 누구를 칭찬하는 일은 재앙의 근본이다.”
원문 (9.17.6.)
宋皇國父爲大宰,爲平公築臺,妨於農收. 子罕請俟農功之畢,公弗許. 築者謳曰: “澤門之皙,實興我役. 邑中之黔,實慰我心.” 子罕聞之,親執扑,以行築者,而抶其不勉者,曰: “吾儕小人皆有闔廬以辟燥濕寒暑. 今君爲一臺, 而不速成,何以爲役?” 謳者乃止. 或問其故. 子罕曰: “宋國區區,而有詛有祝,禍之本也.”
주석
▣宋皇國父爲大宰,爲平公築臺,妨於農收: “수收”는 본래 “공功”으로 쓰여 있다. 두예: “주력 11월은 현재의 9월이고 수확하는 시기이다.” 즉 두예가 근거한 본에는 “수收”로 쓰여 있었다. 여기서는 『석경』, 송본, 순희본, 악본 찬도본, 족리본과
『석문』 그리고 금택문고본을 따라 정정했다.
▣子罕請俟農功之畢,公弗許. 築者謳曰: “澤門之皙,實興我役: ‘석’과 ‘역’이 운을 이룬다. 두 글자는 고음에서 모두 석부錫部에 속한다. 택문의 ‘석’은 바로 황국보를 가리킨다. 그는 택문에 거처하고 얼굴이 하얗기 때문에
그렇게 불렀다. 택문은 곧 『맹자·진심상』의 질택지문垤澤之門이고 송나라 동성의 남문이다.
▣邑中之黔,實慰我心.”: ‘검’과 ‘심’이 운을 이룬다. 고음에서
모두 침담부侵覃部에 속한다. 고대 구가에는 상당수 운이 있다. 자한은 성내에 거주하면서 얼굴빛이 검었기 때문에 시에서 읍안의 얼굴이 검은 사람이라고 불렀다.
▣子罕聞之,親執扑: 복扑은 대나무 채찍이다. 『좌전·문공18년』의 주석 참조.
▣以行築者: 행은 순행하며 감찰하다.
▣而抶其不勉者: 질抶의 음은 질秩이다. 채찍으로 때리다.
▣曰: “吾儕小人皆有闔廬以辟燥濕寒暑: 합闔의 본래 뜻은 나무로
만든 문짝인데 여기서는 합려가 한 단어로 쓰여 집의 뜻이다.
▣今君爲一臺, 而不速成,何以爲役?” 謳者乃止. 或問其故: 자한에게 왜 부지런히 일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채찍질을 했는지 물어본 것.
▣子罕曰: “宋國區區: 구구는 작은 모양.
▣而有詛有祝: 실로 우리에게 부역을 시킨다는 말은 저주의 말이다. 우리 마음을 위로한다는 말은 찬미하는 말이다. 저詛와 축祝은 깍아내리고 찬미한다는 말과 같다.
▣禍之本也.”: 『안자춘추·내편간하』와 「잡상」에 모두 이 일화를 수록했는데 모두 안영의 일화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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