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성공의 귀국 (춘추좌전.8.10.5.)



(진나라에 억류되었다가) 돌아온 정 성공이 새 군주를 옹립한 자들을 토벌해 무신일(8) 숙신叔申과 숙금叔禽을 살해했다. 군자는 말한다. “덕 있는 자에게 충성하고 그런 인물이 아니라면 차라리 안 하는 것이 좋다. 하물며 선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말할 나위가 없지 않은가?(8.9.12.)


원문 (성공 10년 다섯번째 기사)

鄭伯討立君者戊申叔申·叔禽. 君子曰: 忠爲令德非其人猶不可況不令乎?


주석

鄭伯討立君者戊申: 술신일은 8일이다.

叔申·叔禽: 두예는 “숙금은 숙신의 아우이다.”라고 말한다.

君子曰: 忠爲令德非其人猶不可: “비기인”에 대해 이전에 두 가지 해석이 있었다. 하나는 충성을 다한 사람을 뜻하여 여기서는 숙신을 가리킨다. 즉 숙신은 충과 덕을 실천하기에는 부족한 사람이라는 의미로서 고염무의 『보정』에서 인용한 육찬의 주장이다. 또 하나는 충성을 받는 대상을 가리킨다는 해석으로서 정 성공을 말한다는 주장이다. 성공은 충성을 바칠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두예의 주석에 보인다. 『수서·장형전』의 「찬」에 “대저 충이란 선한 덕이지만 적절한 대상이 아니면 아니한만 못하다.”고 말한 것 역시 두예의 주석을 채용한 것이다. 또 『여씨춘추·지충편』의 고유의 주석과 『후한서·두융전』의 이현의 주석에서 『좌전』의 이 문구를 인용하고 있는데 역시 뜻이 같다. 고서에서 “비기인”이란 말을 매우 자주 쓰는데 어떤 때는 본인을 가리키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역·계사하』의 “실로 그럴말한 사람이 아니라면 도는 헛되이 행해지지 않는다(苟非其人, 道不虛行)”이나 『공자가어·오제덕편』의 “나는 그럴만한 사람이 아니다(予也非其人也)” 등이 그러하다. 어떤 때는 상대방을 가리키기도 한다. 『맹자·진심하』의 “명예를 좋아하는 사람은 천승의 나라도 사양할 수 있지만, 진실로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苟非其人) 한 그릇의 밥과 국물에도 안색이 드러난다.”나 『순자·대략편』의 “그럴만한 사람이 아닌데도 가르치는 것(非其人而敎之)은 도둑에게 양식을 주고, 적에게 병기를 주는 것과 같다.” 등이 그런 예다. 그러므로 어법을 따른다면 두 가지 해석 모두 가능하다.

況不令乎?: 두예: “신숙은 충성을 다했지만 사람/군주를 잘못 만나 도리어 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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