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무자范武子 은퇴 (춘추좌전.7.17.2.)

범무자范武子(사회)가 나이를 핑계로 사임하려고 아들 문자文子를 불렀다. “섭! 내 듣건대, 기쁨과 분노를 법도에 맞게 하는 사람은 드물고 실상 그 반대인 사람이 많다고 한다. 『시』(『소아·교언』)에 ‘군자가 분노하니 혼란이 신속히 안정되었다. 군자가 기뻐하니 혼란이 빠르게 그쳤다.’라고 말한다. 군자가 기뻐하고 분노하는 것은 혼란을 멈추기 위한 것이다. 혼란을 제지하지 못하면 필경 더 커질 것이다. 혹여 극자가 제나라에 대한 분란을 멈출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나는 그가 분노를 더 키울까 두렵구나. 내가 물러나 극자에게 내 자리를 잇게 하여 만족을 준다면 아마 화를 다소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 너는 여러 대부들의 뜻을 따르고 오직 공경하라.” 사회는 이내 자리를 물러나기를 청하였고, 극헌자가 집정이 되었다.


원문

范武子將老文子: ! 吾聞之喜怒以類者鮮易者實多. : 君子如怒亂庶. 君子如祉亂庶.君子之喜怒以已亂也. 弗已者必益之. 其或者欲已亂於. 不然余懼其益之也. 余將老使逞其志庶有豸乎. 爾從二三子唯敬.乃請老. 獻子爲政.


관련 주석

范武子將老: 범무자는 진나라 중군의 장수 사회이다. 애초 수 땅에 식읍을 받았기 때문에 수무자라고 불렀지만, 후에 식읍이 범 땅으로 옮겨졌기 때문에 범무자라고 부른다. 그후 자손들은 춘추시대 끝까지 범씨라고 칭했다. 옛 사람들은 사회가 식읍으로 받은 범이 곧 『맹자』의 “범에서 제나라로 향하다()”의 범이라고 생각했다. 고동고의 『대사표』가 이 주장을 강력히 주장하여, 사회의 묘 역시 산동성 범현(범현은 현재 폐지되었다)의 동쪽 3리 떨어진 곳에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지역은 진나라로부터 매우 멀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 는 나이를 핑계로 물러나 쉬기를 요청하다(告老退休). 「진세가」: “위무자魏武子 노쇠하여 은퇴를 청했다.” 옳지 않다.

文子: 문자文子는 사섭士燮이고, 무자의 아들이다.

! 吾聞之喜怒以類者鮮: 법도에 들어맞다(). 기쁨과 분노가 예법에 들어맞는 것을 이류以類라 하고, 그렇지 않은 것을 불류라고 한다. 『공자가어·오의해』의 “분노가 지나쳐 예법에 맞지 않다(忿怒不類)”로 입증할 수 있다.

易者實多: 역은 반대로 하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喜怒以類와는 반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실제로는 많다는 뜻. 또는 경이輕易 해석할 수도 있는데, 즉 경솔하게 기쁨과 분노를 드러내는 이가 많다는 뜻.

: 君子如怒亂庶. 君子如祉, 亂庶.: 『소아·교언편』의 시구이다. 와 이의 뜻은 모두 그치다(). 은 빨리. 는 기쁨이다. 즉 군자의 분노 혹은 기쁨은 모두 이를 통해 혼란을 신속하게 안정시킨다는 말이다. 와 저는 운이 되는데 고음에서 모두 모부模部 속한다. 와 이가 운을 이루는데 고음에서 모두 해부咍部 속한다.

君子之喜怒以已亂也. 弗已者必益之: 만약 혼란을 그치려 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그 혼란을 더하게 될 것이다. 아래에서 인용한 「진어」의 문장을 참고하라.

其或者欲已亂於: 장연將然 표시하는 부사, 불긍정을 나타내는 부사.

不然余懼其益之也. 余將老使逞其志: 기쁘게 하다. 영기지란 그의 마음을 풀다, 그가 원하는 바를 만족시키다.

庶有豸乎: 음은 지, 풀다의 뜻. 그의 혼란스러움을 풀어주다.

爾從二三子唯敬.: 이삼자란 진의 여러 경대부들이다.

乃請老. 獻子爲政: 「진어5: “극헌자가 제나라에 예방을 갔을 때, 제 경공이 부인을 시켜 그의 외모를 보고 웃게 만들었다. 극헌자가 이에 분노하여 돌아와 제나라를 정벌할 것을 요청했다. 범무자가 조정에서 물러나 말했다. ‘섭아! 내가 듣건대, 다른 사람의 분노를 억누르게 되면 반드시 화를 얻게 된다고 하였다. 극자의 분노가 매우 심하다. 제나라에 대한 악의가 반드시 이 나라에서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그런 그에게 정권이라도 주지 않으면 무엇으로 그의 분노를 풀 수 있겠느냐? 내가 정권을 잡고 있는 현실은 그의 분노를 더욱 키워주는 일이다. 안의 일로 밖의 일을 뒤바꿔서는 안 된다. 너는 여러 경대부들의 말을 잘 좇아서 군주의 명을 받들고 공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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