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구공渠丘公과 신공무신 (춘추좌전.8.8.8)

진 경공이 신공 무신을 사신으로 삼아 오나라로 파견할 때 거나라한테 길을 빌렸다. 무신이 거구공渠丘公과 해자에 서서 말하였다. “성이 매우 부실합니다.” 거구공이 대답했다. “보잘것없는 나라가 이 땅에 있는데 누가 우리를 염두에 두겠습니까?무신이 대답했다. “무릇 교활하게 영토를 넓혀 사직을 이롭게 하려는 자가 어느 나란들 없겠습니까? 그래서 세상에 대국이 많은 것입니다. 혹자는 이를 대비하고 혹자는 태만할 뿐입니다. 용맹한 사람도 안팎으로 문을 걸어 닫는데 하물며 나라이겠습니까?


원문

晉侯使申公巫臣假道于. 渠丘公立於池上: 城已惡.莒子: 辟陋在夷其孰以我爲虞?對曰: 夫狡焉思封疆以利社稷者何國蔑有? 唯然故多大國矣. 唯或思或縱也. 勇夫重閉況國乎?


관련 주석

晉侯使申公巫臣假道于. 渠丘公立於池上: 거구공渠丘公『춘추·성공14년』의 거자주莒子朱이다. 는 당시 이국夷國이었고 군주는 시호가 없었으며 지명으로 호를 삼았다. 마치 양공 31년의 리비공과 소공 4년의 저구공, 소공 14년의 거교공, 희공 26년의 자평공과 같은 예다. 소공 19년의 거공공의 공 역시 시호가 아니라 지명이다. 거구渠丘는 거나라 땅으로 『청일통지』에 따르면, 현 산동성 거현莒縣 북쪽이다. 『후한서·군국지』에선 안구현에 거구정이 있는데 혹자는 이곳을 본문의 거구라고 주장하지만 옳지 않다. 강영의 『고실』과 심흠한의 『지명보주』에 그 설명이 자세하다. 소공 11년까지 거구는 제나라 땅이었다. 지는 성을 에워싼 해자이다.


춘추좌전 지도 - 거나라


: 城已惡.: .

莒子: 辟陋在夷其孰以我爲虞?: 는 망. 이 편벽한 곳에 있는 오랑캐의 땅을 누가 넘보겠는가라는 뜻. 장병린의 『독』에 근거한 설명이다.

對曰: 夫狡焉思封疆以利社稷者何國蔑有? 唯然故多大國矣: 그런 까닭에 큰 나라가 많은 것입니다.

唯或思或縱也: 대국은 소국을 침략하여 영토를 넓히고, 소국은 이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가 있다면 나라를 보존할 수 있지만 방종하여 대비가 없다면 망하는 것이다.

勇夫重閉: 중개重閉 안팎의 문을 모두 닫는 것. 이는 고대의 관습어로서 『예기·월령』, 『여씨춘추·절상편』, 『회남자·태족훈』등에도 보인다.

況國乎?: 내년 초나라를 거나라를 정벌하고, 거나라는 이때 성이 무너지고 궤멸한다. 그 일에 대한 복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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