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나라 영윤 자원과 문부인 식규(3.28.3.)

초나라의 영윤 자원子元이 문왕의 부인을 유혹하려고 그녀의 궁 옆에 집을 짓고 그곳에서 만무를 펼쳤다. 부인이 이를 듣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선군은 이 춤으로 적의 침략에 대비하셨다. 지금 영윤은 원수 앞이 아니라 미망인의 옆에서 펼치니 이상한 일이 아닌가?” 시종이 자원에게 이 말을 전했다. 자원이 말하였다. “부인도 복수를 잊지 않았는데 오히려 내가 잊고 있었구나!” 

가을, 자원이 병거 600대를 거느리고 정나라를 공격하여 결질문으로 쳐들어갔다. 자원, 투어강鬬御彊, 투오鬬梧, 그리고 경지불비耿之不比가 선봉에 서고, 투반鬬班, 왕손유王孫游 그리고 왕손희王孫喜가 후군이 되었다. 많은 병거가 (외성의) 순문純門을 통해 들어가 대로변의 시장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내성의 현문이 내려져 있지 않았다. 초군은 수군대며 성 밖으로 나왔다. 자원이 말했다. “정나라에 인재가 있구나!” 제후들이 정나라를 구원했고 초군은 밤을 틈타 도주했다. 정나라의 국인들이 동구桐丘(하남성 부구현扶溝縣 서쪽 20리 동구정)로 도망치려 할 때 염탐군이 보고했다. “초나라 군막 위에 새가 앉아 있으니 막사가 비어 있는 것입니다.” 이에 피난을 멈췄다.


원문

令尹子元欲蠱文夫人爲館於其宮側而振萬焉. 夫人聞之泣曰: 先君以是舞也習戎備也. 今令尹不尋諸仇讐而於未亡人之側不亦異乎!御人以告子元. 子元: 婦人不忘襲讎我反忘之!” 

子元以車六百乘伐入于之門. 子元·鬬御彊·鬬梧·耿之不比爲旆鬬班·王孫游·王孫喜殿. 衆車入自純門及逵市. 縣門不發. 言而出. 子元: 有人焉.諸侯救. 師夜遁. 人將奔桐丘諜告曰: 幕有烏.乃止.


관련 주석 

令尹子元欲蠱文夫人: 자원子元「초어상」의 위소의 주석을 보면 “초 무왕의 아들이며 문왕의 동생인 왕자 선이다.” 장공 30년에선 공자원이라고 부른다. 의 음은 고이다. 는 혹 음란한 일을 가리키는 듯하다. 문부인은 문왕의 부인 식규息嬀이다. 장공 10년과 14년의 『좌전』에 식규에 관한 내용이 있다.

爲館於其宮側而振萬焉: 『예기·악기』의 “천자를 존경한다는 상징이다. 목탁을 흔들어(天子. 夾振之)”의 주석을 보면 “협진이란 윗사람과 대장이 춤을 출 때 큰 방울을 흔들어서 춤의 절도로 삼는다(夾振之者, 上與大將夾舞者振鐸以爲節也).”라고 설명한다. 무무武舞 출 때 반드시 큰 방울을 흔들어 절도를 삼기 때문에 무만舞萬진만振萬이라 한다. 춤의 이름인데 『좌전·은공5년』의 주석에 자세하다. 무무武舞 까닭에 다음에서 “習戎備也”라고 말하고 있다.


무무. 정전제례


夫人聞之泣曰: 先君以是舞也習戎備也. 今令尹不尋諸仇讐而於未亡人之側: 두예: “심사용 뜻이다.” 적 앞에서 펼치지 않고 왜 내 앞에서 펼치는가? 자는 “於未亡人之側”에까지 연결된다. 유문기는 『구주소증』에서 “”자 아래에 “置館”이란 두 글자가 탈락되었다고 주장하지만 옳지 않다. 미망인은 고대에 과부가 자신을 일컫는 말이다.

不亦異乎!御人以告子元: 어인御人 부인의 시종을 가리키는 듯하다.

子元: 婦人不忘襲讎我反忘之!: 주석 없음.

子元以車六百乘伐入于之門: 길질 음은 결질結迭이다. 아랫글에 근거하면 순문純門으로 들어간 후에도 또 현이 있고 열리지 않은(不發) 성문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결질문은 원교에 있는 성문임을 추정할 수 있다. 초나라가 군사를 일으켰을 때 정나라는 방비가 없었기 때문에 싸움없이 입성할 수 있었다.

子元·鬬御彊·鬬梧·耿之不比爲旆: 선봉대前軍이다. 『좌전·희공28년』의 주석에 자세하다.

鬬班·王孫游·王孫喜殿: 투반鬬班 투강鬬彊의 아들로서 『좌전·선공4년』에 나오는 투반鬬般과는 다른 사람이다.

衆車入自純門: 순문은 정나라의 외곽 성문이다.

及逵市: 규시逵市 정나라 성밖의 대로변에 있는 시장이다. 『좌전·은공11년』의 주석을 참조.


縣門不發: 같다. 현문懸門 오늘날의 갑문閘門 같다. 이 갑문은 내성문內城門 위에 설치되어 있었다. 이는 초나라 군사가 이미 결질문과 순문에 들어온 사실로 알 수 있다. 『묵자·비성문편備城門篇: “비성문備城門 현문인데, 침기沈機 길이가 2장이고, 넓이는 8척으로 양쪽을 동일하게 만든다. 문짝들은 서로 3촌 간격으로 접하게 만들어서 토선土扇 위에 설치한다.『좌전·양공10년』의 공영달의 『소』에 보면 “현문은 나무판을 짜맞춘 것인데 폭과 길이가 마치 성문과 같다. 잠금장치關機 현문의 위에 설치하여, 적이 쳐들어오면 잠금장치를 작동하여 문을 아래로 내릴 수 있게 되어 있다.『태백음경』의 “현문은 목판을 걸어 중문重門으로 삼은 것”이라고 말한다. 이 설명들을 보면 현문이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현문불발은 정나라가 적을 유인한 공성계이다.

言而出: 초나라 자원 등이 입성하여 현문이 닫히지 않은 것을 보고, (무언가 적의 계략이 있는 듯하여) 다시 초군을 이끌고 뒤로 물러섰다. 초군이 수군대며 뒤로 물러선 것을 보면 그들은 정나라의 계략에 빠지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두예는 정나라가 군사들에게 초나라 말을 흉내내게 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옳지 않다.

子元: 有人焉.: 이는 초나라 말의 내용이다. 이란 인재를 말한다.

諸侯救: 『춘추』: “장공이 제나라와 송나라와 회합하고 정나라 구원에 대해 의논했다.

師夜遁. 人將奔桐丘: 동구桐丘는 현재의 하남성 부구현扶溝縣 서쪽 20리 떨어진 곳에 동구정桐丘亭 있는데 바로 이곳이다.

諜告曰: 幕有烏.: 초나라 군사가 막사를 버리고 도망쳤음을 뜻한다. 막사에 사람이 없기 때문에 새들이 그 위에 앉아 쉬고 있는 것이다.

乃止: 주석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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