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문왕과 신후 - 신하를 알아보는 이는 군주知臣莫若君 (5.7.2.)

여름, 정나라는 신후를 죽여 제나라에 회합에 참석치 못한 것에 해명했다. 또 한편으로는 진의 원도도의 참소를 따른 것이기도 했다. (5.5.5.) 애초, 신후는 신나라 출신의 첩의 소생인데 초 문왕의 총애를 받았다. 문왕이 죽음을 앞두고 그에게 옥을 건네며 나라를 떠나게 했다. “오직 나만이 너를 안다. 너는 이익을 독차지하고 만족할 줄도 모른다. 나에게 이익을 취하고, 나에게 요구했지만 나는 너를 탓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 후계자는 장차 너에게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고 필시 화를 면치 못할 것이다. 내가 죽거든 반드시 신속히 초나라를 떠나되 소국으로는 가지 말라. 너를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 문왕의 장례가 끝나자 신후는 정나라로 도망쳤고 여공의 총애를 받았다. 초나라의 자문子文 그의 부음을 전해 듣고 말하였다. “옛 사람들의 말에 ‘신하를 알아보는 이는 군주를 따를 사람이 없다.’고 하였는데, 허튼 말이 아니다.


원문 (5.7.2.) 

申侯以說于, 且用陳轅濤塗之譖也. 申侯出也有寵於楚文王. 文王將死與之璧使行, : 唯我知女. 女專利而不厭, 予取予求不女疵瑕也. 後之人將求多於女女必不免. 我死女必速行無適小國將不女容焉.旣葬出奔又有寵於厲公. 子文聞其死也: 古人有言曰知臣莫若君’,弗可改也已.


관련 주석

申侯以說于: /. (신후는 원도도를 배신하고 환공에게 환심을 사 호뢰 땅을 얻었다. 여기서 설을 열의 뜻으로 해석하는 것보다는 문공이 국내의 신후의 반란 때문에 회합에 참석할 수 없었다고 해명을 했다고 보는 것이 낫다. 옮긴이)

且用陳轅濤塗之譖也: 도도의 참언은 희공 5년에 나왔다.

申侯出也: 나라는 『좌전·은공원년』의 주석을 참조. 『좌전』의 범례에서 “某出”이라고 말한 것은 모두 그 나라 출신 여인의 소생을 말한다. 보다 자세한 설명은 『좌전·장공22년』의 주석을 참조. 신후는 혹 본래 신씨가 아닐 수 있다. 혹은 비록 신씨가 신나라에서 출가해 온 여인이라해도 신나라는 강성이므로 동성끼리 결혼하지 않는 고인들의 예에 벗어나지는 않는다. 이전의 학자들은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하여 고염무의 『보정』에선 “신후는 초나라의 여인이 신나라에 출가하여 낳았다.”라고 하는데, 그의 주장대로라면 당연히 “楚出”이라고 해야지 “申出”이라고 해선 안 된다. 우창의 『향초교서』는 “(申侯出也)에서 뒤의 신자는 앞의 신으로 인해 잘못 쓴 것으로서 ‘申侯出也’로 쓰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지만 모두 정확하지 않다.

有寵於楚文王. 文王將死: 초 문왕은 장공 19년에 죽었다.

與之璧使行, : 唯我知女. 女專利而不厭: 전리專利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만족함이다.

予取予求: 개사가 생략된 구절이다. 내게서 취하고 내게서 구하였다의 의미이다.

不女疵瑕也: (문왕)는 너의 허물을 탓하지 않는다는 뜻. 자하疵瑕 동사 의동용법으로 쓰였다.

後之人將求多於女: 후지인後之人이란 초나라의 문왕 다음 군주이다. 求多於女 너에게 재물을 많이 요구할 것이란 의미. 予取予求 이익을 말한다. 두예는 “구다求多 예와 의로써 너를 크게 책망할 것”이라고 풀이했지만 이는 왜곡된 설명이다. 장병린의 『좌전독』은 “많이 빌린 것이 병통이다(多借爲). 너에게 많이 요구한다는 것(求多於女)은 즉 조그만 잘못이라도 샅샅이 파헤친다(吹毛求疵)는 뜻이다.”라고 풀이했지만 이 역시 『좌전』의 뜻과는 부합하지 않는다.

女必不免: 벌을 면치 못할 것. 『좌전』의 “면”자는 대체로 이런 뜻으로 많이 쓰인다.

我死女必速行無適小國將不女容焉.旣葬出奔: 초 문왕이 죽은 해는 바로 정 여공이 역에서 돌아와 복귀한 지 4년이 되는 해이다. 신후가 정나라로 도망한 사건은 반드시 그 이듬해로서 정 여공 27년이다.

又有寵於厲公. 子文聞其死也: 자문子文 초의 투구오도이다.

: 古人有言曰知臣莫若君: 『관자·대광편』: “포숙이 ‘선인들의 말씀에 아들에 대해 아비만큼 아는 이가 없고, 신하를 아는 이는 군주만 한 사람이 없다(知子莫若父, 知臣莫若君)’고 하였습니다.” 『사기·제세가』: “환공이 관중에게 물었다. ‘누구를 후임 재상으로 삼아야 하겠는가?’라고 물으니 관중은 ‘신하를 아는 자 군주만 한 이가 없습니다(知臣莫若君).’라고 답하였다.” 『국어·진어7』의 기해祁奚의 말을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아들을 선택하는 일은 부친만 한 사람이 없고, 신하의 선택을 군주보다 잘 할 사람은 없다(擇子莫若父, 擇臣莫若君).” 『전국책·조책』에 조 무령왕이 주소周紹에게 “아들을 선택하는 일은 부친만 한 사람이 없고, 신하의 자질을 논하는 것에 군주만 한 이가 없다(選子莫若父, 論臣莫若君).”는 말이 있는데 대체로 뜻이 유사하다. 신후에 대해서는 『여씨춘추·장견편長見篇』에 보이는데 『좌전』과는 다른 점이 있다.

弗可改也已: 신하를 알아보는 일에 대한 앞의 말은 고칠 수가 없다. 즉 틀린 말이 아니라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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