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의 대화재 (춘추좌전.9.9.1.)


송나라의 대화재


양공 9년 봄, 송나라 도성에 화재가 발생했다. 악희樂喜(자한)가 사성司城으로서 국정을 담당했는데 그는 백씨伯氏에게 도성 내 거주지()들을 관리하게 했다. 백씨는 아직 불길이 번지지 않은 곳의 작은 가옥은 철거해 불길이 번지지 않게 했고, 큰 가옥에는 진흙을 발라 불길이 옮기지 않게 했다. 삼태기와 들것을 내주고, 두레박줄과 두레박을 준비하고, 물담을 옹기 등을 갖추게 했다. 일의 경중을 헤아려 각자에 임무를 분담하고, 웅덩이에 물을 모으고, 흙을 쌓게 했다. 성벽을 순찰하여 수비에 만전을 기하고, 불길이 번지는 방향을 표시하였다

악희는 또 화신華臣에게 규정에 따라 장정을 징발하게 하고, 수정隧正에 명하여 교외의 보루에 소재한 병사들를 소환해서 화재가 난 곳으로 보냈다. 화열華閱에겐 우사 소속 관리들을 지휘하여 각자의 직분을 다하게 하였다. 상술向戌에게도 좌사의 부속 관리들을 인솔하여 맡은 직분을 다하게 하였다. 악천에게도 형구를 갖추어 자신의 임무를 다하게 하였다. 황운에겐 교정校正에 명하여 말을 내보내게 하고, 공정工正은 병거를 내고 병사를 무장시켜 무기고를 지키게 했다. 서서오西鉏吾에겐 재물과 전적을 보관한 창고를 지키게 했다. 궁인을 관리하는 사궁司宮과 항백巷伯에겐 공궁을 경계하게 했다

좌사와 우사는 도성에 있는 네 향의 향정들에게 명하여 신령께 제사를 지내게 했고, 축종祝宗에게 말을 희생으로 삼아 사방 신에게 제사를 드리게 하였으며, 서문 밖에서 반경盤庚께 제사를 지내게 했다

진 도공이 사약士弱에게 물었다. “과인은 송나라 화재로 인해 천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라고 들었는데 무슨 뜻인가?” 사약이 대답했다. “고대의 화정火正은 하늘의 심수 혹은 류수()에 대응하는 땅을 그의 식읍으로 받아 거처하며 불의 출납을 담당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류수를 순화鶉火라 하고 심수는 대화大火라 말합니다. 도당씨의 화정 알백閼伯은 상구商丘 거처하며 대화의 제사를 주관하고 대화의 움직임을 관측하여 불을 출납하는 시기를 기록했습니다. 상나라의 선조 상토相土가 이를 계승했기 때문에 상나라는 대화의 제사를 주관하였습니다. 상나라 사람들이 재앙의 조짐을 살펴보았더니 항상 대화에서 비롯되었고 이 때문에 오래 전에 천도가 있음을 알았던 것입니다.” “진실로 그러한가?치와 란은 도에 달려 있습니다. 나라가 혼란하면 하늘이 계시를 보여주지 않으므로 사람은 이를 알 수 없습니다.


원문

(9.8.1.) 九年春樂喜爲司城以爲政使伯氏司里. 火所未至徹小屋塗大屋陳畚·; 具綆·備水器; 量輕重蓄水潦積土塗; 巡丈城繕守備, 表火道. 使華臣具正徒令隧正納郊保奔火所. 使華閱討右官其司. 向戌討左亦如之. 使刑器亦如之. 使命校正出馬工正出車備甲兵武守. 使西鉏吾府守令司宮·巷伯儆宮. 二師令四正敬享祝宗用馬于四墉盤庚于西門之外.
晉侯問於士弱: 吾聞之災於是乎知有天道何故?對曰: 古之火正或食於心或食於以出內火. 是故爲鶉火心爲大火. 陶唐氏之火正閼伯商丘祀大火而火紀時焉. 相土因之主大火. 人閱其禍敗之釁必始於火是以日知其有天道也.公曰: 可必乎?對曰: 在道. 國亂無象不可知也.


주석

九年春: 정월 18일 신해일이 동지이고 건자이다.

: 『공양』은 “宋火”라고 썼는데, 『공양전』의 내용을 보면 “송재”라고 쓰는 것이 옳다. 아마도 옮겨 쓰면서 발생한 오류로 보인다.

 

九年春: 『좌전·선공16년』에 “천재지변으로 인한 화재를 ‘재’라고 한다.”는 기사가 있다. 천화는 화재가 일어난 원인을 알 수 없어서 그 책임을 마땅히 귀책시킬 곳이 없기 때문에 자연에 돌리는 것이다. 『공양전·양공9년』에선 “큰 화재를 ‘재’라 하고, 작은 것을 ‘화’라 한다.”고 설명한다.

樂喜爲司城以爲政: 악희는 자한子罕이다. 『예기·단궁하』의 『정의』에서 『세본』을 인용하여 “경 동향극東鄕克 낳고, 극이 서향사조西鄕士曹 낳았으며 조가 자한을 낳았다”고 전한다. 『통지·씨족략』은 “악려樂呂 손자 희의 자 자한이다.”라고 말한다. 나머지 상세한 설명은 『좌전·문공18년』의 주석을 참조. 문공 7년에서 성공 15년까지의 『좌전』에선 송나라 육경의 순서를 모두 우사·좌사·사마·사도·사성·사구로 적고 있다. 사성의 지위는 다섯 번째이다. 우사가 비록 지위는 가장 높지만 능력이 있는 사람이 집정을 맡았다. 화원이 그 사례이다. 자한이 비록 다섯 번째 관직을 맡았지만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국정을 담당했다.

使伯氏司里: 이 문단에서 “使”는 모두 자한이 그렇게 지시한 것을 말한다. 두예는 “백씨는 송나라의 대부”라고 설명했다. 사리司里 관직의 이름이 아니다. 리는 곧 이항里巷으로서 성 안 백성들이 거주하는 곳이다. 사리는 성내 거주지를 관할하다.

火所未至徹小屋: 자그마한 가옥은 철거하기 쉽다. 공터를 만들어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塗大屋: 큰 가옥은 철거하기 어렵고 또 그로 인한 손실도 크다. 그래서 큰 집에는 진흙을 발라 불에 타지 않게 한 것이다.

陳畚·: 같고 수레()의 뜻이며 음은 국으로서 흙을 옮기는 도구이다. 삼태기()의 음은 본이고 풀을 꼬아 만든다. 식량을 담을 수도 흙을 담을 수도 있다. 비교적 커서 진 영공은 시신을 담는 것으로도 사용했다. 국은 혹 나무 두 개를 사용하여 삼태기의 양 끝을 뚫어 두 사람이 들거나 메어 흙을 계속 나를 수 있다. 은 늘어놓음이다. 국과 삼태기를 늘어 놓고 사용하기 편리하게 한 것.

具綆·: 은 물을 푸는 데 쓰는 줄(두레박줄). 은 물을 담아 옮기는데 사용한다.

備水器: 수기는 물을 담는 도구. 옹기 등의 부류이다.

量輕重: 두예의 설명에 따르면 각 사람의 역량의 대소에 근거해서 임무의 경중을 분배하였다.

蓄水潦: 축은 저장함. 음은 로·로이고 물을 저장함. 축수료는 물을 공급하여 저장하다.

積土塗: 는 명사로서 진흙이다.

巡丈城: 장성이 한 단어로 생각된다. 성곽 사방의 뜻. 죽첨광홍의 『회전』에선 “장”을 “”자의 오류라고 하고, 고본한의 『주석』에선 장”을 “”의 가차라고 하는데 모두 근거가 없다.

繕守備: 수비를 위한 장비들을 수선하여 화재로 인한 틈을 노린 외구의 침입에 대비했다.

表火道: 화도는 불이 붙은 곳과 번지는 방향이다. 표는 사람들을 그 방향으로 혹은 피하게 한 것. 앞의 일들은 백씨가 주관했다.

使華臣具正徒: 화신華臣은 화원의 아들이고 직위는 사도이다. 『주례』에선 대사도가 부역(徒庶)에 관련된 정령을 관장하고 소사도가 나라의 대사를 백성에게 전한다고 했는데 이는 사도가 부역 징발(徒役)을 관장했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혹 도읍의 교구 안의 일상적인 부역을 담당하는 사람들일 수도 있다. 『주례·소사도』의 “부역을 징발할 때 한 가구 당 한 사람 이상 징발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이것이 정도正徒의 뜻이다.

令隧正納郊保: 이 문단에서의 “령”은 화신 등 대관들이 소속 부하들에게 내린 것이다. 수정隧正 한 부대의 우두머리로서 『주례』의 수인遂人 아닌가 싶다. 도읍의 성 밖 지역을 교라 하고, 교외를 수라고 한다. 수는 오늘날 원교구와 같다. 는 수 지역에 있는 작은 성을 말한다. 납교보는 교보의 도졸들을 모아 국도로 보낸 것이다.

奔火所: 교보에서 보내온 도졸들을 화재 진압을 돕게 했다.

使華閱討右官其司: 화열華閱 역시 화원의 아들이다. 화원의 뒤를 이어 우사가 되었다. 우사에는 딸린 관속들이 있다. 는 다스리다. 의 음은 비이고 다스림 혹은 구 뜻이다. 자한이 화열을 시켜 그에 속한 관리들이 각각 책임을 다하도록 독촉했다.

向戌討左亦如之: 이 역시 자한이 상술向戌을 시켜 좌사에 속한 관리들이 각각 맡은 임무를 다하도록 독촉한 것. 상술은 당시 좌사였다.

使刑器亦如之: 악천은 사구였고 법을 집행하는 관리이다. 형구를 구비했다는 뜻은 큰 화재 중에 필시 법을 어기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으므로 그런 사람들을 법으로 다스림이다. 역시 관리들이 자신들의 책임을 다함이다.

使命校正出馬: 황운은 황보충석(충석은 『좌전·문공10년』의 주석 참조)의 후예이고 동향위인의 아들로서 송나라의 사마이고 그의 자는 초이다. 교정은 사마에 속한 관리로서 말을 담당한다. 『주례』에선 교인校人이라 부른다.

工正出車: 공정 역시 사마에 속한 관리이다. 『좌전·소공4년』의 기사로서 입증할 수 있다. 『주례』는 수레를 담당하는 관리를 종백에 속한 것으로 기록하여 여기와는 다르다. 거는 전차이다.

備甲兵: 병장기 등을 준비시켰다.

武守. 使西鉏吾府守: 가규와 두예는 모두 서서오西鉏吾를 태재라고 설명했다. 부수府守에 대해 두예는 육관의 전책이라 설명했는데 공영달의 『소』는 유현의 주장을 인용하여 부고의 수장품이라고 주장했다. 유현의 설이 비교적 낫다. 부고에 수장하는 것들은 비단 재화뿐 아니라 전적 역시 포함하고 있어서 두예의 뜻까지 포괄한다. 여기 비자는 앞의 비자와는 뜻이 다르다. 여기 비는 비로서 보호하다의 뜻이다.

令司宮·巷伯儆宮: 사궁司宮『주례』의 소내신에 해당하고 궁내 엄인奄人들의 수장이다. 『좌전·소공5년』에 초나라 왕이 양설힐을 사궁으로 삼으려 했다는 기사로 보면 초나라 역시 사궁이란 관직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청나라 때의 총관태감과 같은 직분이다. 『시』에 「항백」이란 편이 있는데 끄트머리에 “시인 맹자(寺人孟子)”라는 구절이 있다. 항백 역시 엄인이며 궁중의 침문을 지키는 일을 담당한다. 은 경 같고 대비함이다. 궁 안에서 발생할 지 모를 혼란을 경계함.

二師令四正敬享: 이사는 우사와 좌사이다. 송나라 도읍에 사향이 있는데 각 향에 한 명의 향정이 있다. 향대부이다. 경향의 향은 제사이다. 『주례·대축』에 근거하면 나라에 천재지변이 발생하면 사직과 모든 응당 제사를 받아야 할(응제應祭) 귀신에게 제사를 지낸다. 본문은 여러 신께 제사를 드림이다.

祝宗用馬于四墉: 축종은 『좌전·성공17년』의 주석 참고. 은 성이다. 용마는 말을 희생으로 하여 제사를 드림이다. 침동의 『소소』에 따르면 고대 기원(祈禳)과 관련된 제사에는 모두 말을 희생으로 삼았다. 말을 희생으로 성의 사방에 제사 지냈는데 이것은 성의 해자의 신을 화재의 원인(濫觴)으로 여긴 것이다. 양리승의 『좌통보석』권15에 상세한 설명이 있다.

盤庚于西門之外: 「은본기」·「삼대세표」·『한서·고금인표』 그리고 은허의 복사에서 모두 반경盤庚을 양갑의 동생이며 상나라의 10대 임금으로 본다. 송나라는 그를 원조遠祖로 인식한 듯하다. 『수경』에 따르면, 송나라에는 큰 문이 넷 있는데 동문·남문·북문이 모두 고유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서문만 그렇지 않다. 반경은 현 하남성 안양시 안양하를 끼고 있는 은허로 천도했는데 송나라의 현 도읍인 상구시는 은허의 동남쪽에 위치했다. 그래서 서문의 밖에서 제사를 드렸다. 이전 학자들은 서쪽이 소음이기 때문에 불을 억누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는 곡설로서 신뢰할 수 없다.

晉侯問於士弱: 사약士弱 사악탁士渥濁 아들이고 시호는 장자莊子이다.

吾聞之災於是乎知有天道: 과거에는 “송재”를 앞 구절에 이었지만 여기서는 뒤에 이었다. 구의 뜻은 송나라가 이번 화재로 인해 천도가 존재함을 알았다는 것이지 송나라가 천도를 미리 알아서 화재를 예상했다는 것이 아니다. 유월의 『평의』에 설명이 자세하다. 당시 사람들 사이에 이런 말이 돌았는데 진 도공이 잘 이해할 수 없어서 물어본 것이다.

何故?對曰: 古之火正: 화정은 관직 명. 그의 직분은 화성에 제사를 드리고 불과 관련된 일을 관장한다. 고대 오행五行 각각 정 있었던 사실은 『좌전·소공29년』의 기사에 보인다.

或食於心或食於: 은 그에 짝하는 땅을 식읍으로 주다(배식配食). 기원전 2200년경에는 봄에 농사를 개시할 때 대화성이 이른 저녁 동쪽 하늘에 떠올랐지만 상나라 때는 대화성이 동쪽 하늘에 떠오르는 시간이 매우 늦어졌고, 그래서 봄 농사를 순화성 즉 ·· 삼수가 남중할 때에 맞춰 시작했다. 정문광의 『중국천문학원류』60페이지에 자세하다.

以出內火: 『예기·교특생』의 “3, 대화성이 출현하면 들판에 불을 질러 잡초를 불사르고(季春出火, 爲焚也), 『주례·하관·사관司爟』의3월 대화성이 출현하면 백성 모두 그 뒤를 따라 농사를 시작하고, 9월 대화성이 사라지면 역시 이를 따라 농사를 마칠 준비를 한다”, 『대대례기·하소정』의 “5월 이른 저녁 대화성이 남중한다”, 9월 대화성이 사라진다.” 등의 기사를 보면 출내화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심수의 두 별이 보일 때 불을 금지하고(一謂心宿二見與伏), 다른 하나는 심수의 두 별이 보일 때 도공과 주물공이 불을 사용한다. 불의 사용을 금함(禁火)의 뜻으로서 즉 『예기·월령』의 “3월 공사와 백공들에게 명령하여 일을 시작하게 하고, 9월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면 백공들은 휴식에 들어간다.”는 말과 같다.

是故爲鶉火心爲大火: 유수가 곧 순화성이고, 심수가 대화성인데 여름밤 밝게 빛나는 별중 하나이다. 대화는 실제 이 별을 가리킨다.

陶唐氏之火正閼伯商丘: 알백은 고신씨의 후예라고 전해진다. 『좌전·소공원년』의 주석 참조. 유심원의 『기호실길금문술』권5에 상구숙궤가 수록되어 있는데 지명을 씨로 삼은 듯하다. 고동고의 『춘추대사표』는 현 하남성 상구시 서남쪽에 상구가 있었고 사방 300보의 넓이에 세칭 알閼臺 있었다 한다.

祀大火: 대화성에 제사를 드림.

而火紀時焉: 대화성을 진으로 정하고 별의 이동 궤적을 살펴 시간과 계절을 확정한다.

相土因之: 상토는 은상의 선조로서 『시·상송·장발長發』과 『세본』에 보인다. 은허 복사를 보면 여러 차례 토에게 제사를 드리는데 사는 곧 상토이다

主大火: 은상은 대화를 제사의 주성主星으로 삼았다. 과거 학자들은 혹 분야分野 성토星土 학설을 주장했는데 『좌전』으로 살펴보면 신뢰할 수 없다. 황종희의 『남뇌문안』과 왕사정의 『거역록』에 자세하다.

人閱其禍敗之釁: 『설문』의 “열은 살핌의 뜻(, 察也)” 흔은 조짐을 예언함. 상나라 사람들은 재앙의 조짐을 잘 살펴서 총결했다.

必始於火是以日知其有天道也.: 은 과거. 장병린은 “일”을 “실”로 풀어 읽었지만 따를 수 없다. 즉 은상시대에는 재앙의 원인들이 다수 화성에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래서 과거에 자신들은 자연의 법칙을 장악했다고 인식했다.

公曰: 可必乎?: 진 도공이 재차 물었다. 앞서 말한 그런 경험상의 결과를 믿을 수 있겠는가라는 것.

對曰: 在道: (신뢰여부에 대해)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는 뜻. 국가가 잘 다스리지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있다.

國亂無象不可知也.: 국가의 정치가 문란해지면 하늘이 징조를 보여주지 않고 그러므로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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