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나라 자산子產 (춘추좌전.9.8.3.)



경인일(22), 정나라의 자국子國과 자이子耳가 채나라를 침략해 채나라의 사마司馬 공자섭公子燮을 사로잡았다. 정나라 사람들이 모두 기뻐했지만 유독 자산만은 이에 동조하지 않고 말했다. “소국이 문덕은 없이 무공을 세우면 그보다 더 큰 재앙이 없다. 초나라가 쳐들어와 죄를 물으면 초나라에 복종하지 않을 수 있을까? 초나라를 따른다면 반드시 진나라 군사가 쳐들어올 것이다. 진과 초가 번갈아 정나라를 정벌하면 수 년간 나라가 편치 못할 것이다.” 부친 자국이 그에게 화를 내며 말하였다. “네가 뭘 안다고 그러느냐! 나라에는 대명이 있고 정경 대신이 있다. 어린 녀석이 정사에 간여하면 장차 죽임을 당할 것이다!


원문

(9.8.3.) 庚寅子國·子耳司馬公子燮. 人皆喜不順: 小國無文德, 而有武功禍莫大焉. 人來討能勿從乎? 從之師必至. ·自今鄭國不四·五年弗得寧矣.子國怒之曰: 爾何知! 國有大命而有正卿童子言焉將爲戮矣!


주석

人侵蔡公子燮: “섭”자를 『곡량』에선 “습”자로 쓴다. 아래도 같은데 음이 유사하여 통한다.


 

정나라 자산의 가문과 칠목


庚寅: 경인일은 22일이다.

子國·子耳: 두예: “자이는 자량子良 아들이다.

司馬公子燮. 人皆喜不順: 자산은 공손교公孫僑이며 자국의 아들이다. 「진어8」에선 그를 공손성자公孫成子라고 불렀는데 그의 시호가 성이다. 그러나 『좌전』에선 이후로 자산의 이름과 자가 여러 번 나오지만 유독 그의 시호는 언급하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불순은 공자섭을 잡은 일에 대해 다른 사람들처럼 좋아하지 않았다는 뜻. 『순자·수신편』에 “선함으로 타인과 조화를 이루는 것을 ‘순’이라 한다(以善和人者謂之順)”라는 말이 있다. 불순이란 좋은 일로 여기지 않기 때문에 함께 좋아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 小國無文德, 而有武功禍莫大焉. 人來討: 채나라는 초나라의 우방이다. 채나라를 침략한 일은 초나라에 도전한 것과 같다.

能勿從乎?: 초나라 군사에 저항할 수 없다는 말.

從之師必至. ·自今鄭國不四·五年弗得寧矣: 정나라는 이로부터 최소 4·5년 내에 나라의 안녕이 위협받을 것이다.

子國怒之曰: 爾何知! 國有大命而有正卿: 두예: “대명은 군사를 동원하는 명이다.” 정경은 자사를 말한다. 당시 그가 정나라의 집정이었다.

童子言焉: 동자란 미성년자이다. 『시·위풍·환란芄蘭』의 “어린 아이가 뼈로 만든 송곳을 차고(童子佩)”가 그 예다. 자산은 노나라 소공 20년에 사망했고 이 당시와 44년의 차가 있으므로 당시에는 연소했다.

將爲戮矣!: 『순자·신도편』에서 다음의 일시逸詩 인용한다. “나라에 큰 일이 발생했으나 남에게 말할 수 없으니 내 몸의 화를 피하기 위해서이다(國有大命, 不可以告人, 妨其躬身).” 혜사기의 『보주』에선 이 시의 뜻이 자국이 화를 낸 이유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심흠한의 『보주』는 『한비자·외저설좌하』의 다음 문구를 인용하고 있다. “자산이 정나라 군주에게 충성을 다했는데, 자국은 그에게 화를 내며 말했다. ‘너는 신하들과 다른 의견을 가지고 너 홀로 군주에게 충성한다. 만약 군주가 현명하다면 네 말을 따르겠지만 군주가 영명하지 않다면 너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네 말이 수용될 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너는 이미 다른 신하들과 동떨어져 있다. 그렇다면 너는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그리고 너뿐만 아니라 너의 가족까지 위험에 빠뜨리게 될 것이다. 심흠한은 대체로 『좌전』에서 자산에게 화를 낸 말이 와전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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