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나라를 배신하고 초나라와 결맹한 정나라 (춘추좌전.9.9.8.)
강요한 결맹은 신이 임하지 않는다
초 공왕이 정나라를 정벌했다. 자사子駟가 초나라와 화친을 맺으려 하자, 자공子孔과 자교子蟜가 말했다. “대국과 결맹하며 입에 바른 피가 채 마르지도 않았는데 배신이라니 말이나 됩니까?”
자사와 자전이 말했다. “우리는 맹세할 때 분명히 ‘강한 나라를 따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초군이 눈앞에 닥쳤는데 진은 우리를 구원하지 않으니 초나라가 강국입니다. 맹세한 말을 어찌 배신하겠습니까? 또 강요한 결맹은 신의가 없어 신께서 임하지 않습니다. 신께서 임하는 자리는 오직 신의가 있는 곳이니 신의는 말의 신표이며 선의 주인입니다. 그러므로 신이 그 자리에 임하는 것입니다. 명철한 신은 강요한 맹세를 깨끗하게 여기지 않으므로 어겨도 괜찮습니다.”
정나라는 초나라와 강화를 맺었다.
공자파융公子罷戎이 정나라 도성으로 들어가 중분中分에서 동맹했다. 초 장왕의 부인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공왕은 정나라 문제를 확정짓지 못한 채로 돌아갔다.
원문
(9.9.8.) 楚子伐鄭. 子駟將及楚平,子孔·子蟜曰: “與大國盟,口血未乾而背之,可乎?” 子駟·子展曰: “吾盟固云 ‘唯彊是從’,今楚師至,晉不我救,則楚彊矣. 盟誓之言,豈敢背之? 且要盟無質,神弗臨也. 所臨唯信,信者, 言之瑞也,善之主也,是故臨之. 明神不蠲要盟,背之, 可也.” 乃及楚平. 公子罷戎入盟,同盟于中分.
楚莊夫人卒,王未能定鄭而歸.
주석
▣楚子伐鄭. 子駟將及楚平: 초나라 군사를 방어하지 않고 맹약을 맺으려 한 것.
▣子孔·子蟜曰: “與大國盟: 대국은 진나라.
▣口血未乾而背之: 진나라와 결맹 시 필시 삽혈을 했을 것이다. 구혈이 아직 마르기도
전이란 결맹 맺은 지 얼마되지 않아서.
▣可乎?” 子駟·子展曰: “吾盟固云 ‘唯彊是從’,今楚師至,晉不我救,則楚彊矣. 盟誓之言,豈敢背之? 且要盟無質: 공영달의 『소』는 복건의 주장을 인용하여, “질은 성誠의 뜻”이라고 풀이했다. 신의의 뜻. 강제로 맺은 결맹은 신의와 성심이 있을 수 없다는 뜻.
▣神弗臨也: 임은 강림의 뜻.
▣所臨唯信: 신은 신의와 성심이 있는 회맹에만 강림한다.
▣信者, 言之瑞也,善之主也,是故臨之: “所臨唯信”을 설명한 말.
▣明神不蠲要盟: 견蠲의 음은 연捐/결潔. 강제로 맺은 결맹은 신이 버린다.
▣背之, 可也.” 乃及楚平. 公子罷戎入盟: 정나라에 들어와 도성 안에서 결맹했다.
▣同盟于中分: 두예: “중분은 도성의 리 이름이다.”
▣楚莊夫人卒: 장왕의 부인. 당시 초 공왕의 모친.
▣王未能定鄭而歸: 주석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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