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4. 고대 중국의 저주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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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장공이 졸(100명의 병사 단위)은 돼지를, (25명의 병사 단위)은 개와 닭을 내게 하여 영고숙에게 활을 쏜 자를 저주하였다군자가 정 장공에 대해 평하였다. “정령()과 형벌()에 정도를 잃었다. 정령으로 백성을 다스리고 형벌로 사를 바로잡는다. 기왕에 덕정이 없었는데 여기에 형벌까지 위엄을 잃었다. 그러므로 영고숙을 죽이는 사악함이 발생한 것이다. 사악함에 처벌은 하지 않고 저주를 하니 무슨 이로움이 있겠는가!


1.11.4. 鄭伯使卒出行出犬·以詛射潁考叔君子謂鄭莊公失政刑矣. 政以治民刑以正邪. 旣無德政又無威刑是以及邪. 邪而詛之將何益矣!


해설 

鄭伯使卒出行出犬·以詛射潁考叔: 100명 단위를 ‘졸’이라 한다. 의 음은 가이고, 수퇘지이다. 주나라는 제사에 암컷을 희생으로 쓰지 않았다. 25명 단위를 ‘항’이라 한다. 항렬行列에서의 으로 읽는다. 일본인 나카이류타로中井履軒의 『춘추좌전조제략春秋左傳雕題略: “졸은 졸끼리 항은 항끼리 서로 간여하지 않은 것 같다. 백 명이 한 졸이 되는 것은 이들이 전차 한 대에 부속되어 있는 인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항은 오열伍列 보병이다.” 이 주장이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일리는 있다. “出犬雞는 개나 혹은 닭을 내게 하다. 『시·소아·하인사何人斯』의 “이 삼물로 너를 저주하리라(出此三物, 以詛爾斯)”에 대해 『모전』에선 “삼물이란 돼지·개·닭이다. 저주할 때 군주는 돼지를 신하는 개를 백성들은 닭을 사용한다”고 설명한다. 이는 고대에 신에게 제사를 드려 어떤 사람을 저주할 때 돼지·개·닭을 사용했다는 얘기다. 신에게 제사를 드려 신께 누군가를 저주하게 한 것이다. 『좌전·소공20년』의 “백성들은 고통스럽고 부부가 모두 저주를 하고 있습니다. 축원이 이로움이 있다면 저주는 손해가 있습니다(民人若病, 夫婦皆詛. 祝有益也, 詛亦有損)” 등의 기사로 알 수 있다. 영고숙에게 활을 쏜 이는 공손알이 틀림없다. 그러나 정 장공은 이를 모른 체하고 군사들을 시켜 그를 저주를 빌게 한 것이다. 의심하건대 『시·정풍·산유부소山有扶蘇』의 “보기 전엔 미남이라더니 시집가서 보니 미친 녀석(不見子都, 乃見狂且)”이란 시구에 나오는 자도子都 공손알로 생각된다. 그는 용모가 수려하여 장공의 총애를 받는 재상이었기 때문에 장공이 형벌을 내리지 않고, 군사들의 노여움을 풀 계략을 만든 것이다. 석온옥石韞玉 『독좌치언讀左卮言의 설명을 참고했다.

君子謂鄭莊公. 政以治民刑以正邪. 旣無德政又無威刑是以及邪. 邪而詛之將何益矣!: 及邪 대신들이 서로 불화하여 전쟁 시에 선봉을 선 이를 활로 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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