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 정장공, 들판의 불처럼 만연한 악행

본문 

5월 경신일(11), 정 장공이 진나라를 침략하여 많은 포로를 획득했다지난 해, 정 장공이 진나라에 우호를 요청했지만 진 환공이 거절했었다. 오보五父가 환공에게 간언했다. “어진 이를 가까이하고, 선린하는 것은 나라의 중요한 일입니다. 정나라의 요청을 수락하셔야 합니다!” “정나라는 송나라와 위나라 때문에 실로 어려운 상황인데 그들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끝내 거절했다

군자는 말한다. “선은 놓칠 수 없고 악은 키워서는 안 된다. 이는 진 환공을 두고 한 말일 것이다! 악을 키우고 바로잡지 않으면 화를 자초할 것이다. 구제하려 한들 가능하겠는가! 상서」(『상서·반경』)에 말한다. ‘악이 만연하니 마치 들판에 불이 붙은 것과 같다. 불길에 가까이 갈 수도 없는데 오히려 진화할 수 있겠는가?’ 주임周任이 이런 말을 했다. ‘위정자는 악을 보면, 농부가 힘써 잡초를 제거할 때 김매고 흙을 북돋고 그 뿌리까지 뽑아 더 이상 번식하지 않게 하듯 해야 한다. 그러면 선이 신장될 것이다.’


1.6.4. 五月庚申, 鄭伯, 大獲往歲, 鄭伯請成于, 陳侯不許. 五父諫曰: 親仁·善鄰, 國之寶也. 君其許!陳侯: ·實難, 何能爲?遂不許.

君子曰: 善不可失, 惡不可長, 陳桓公之謂乎! 長惡不悛, 從自及也. 雖欲救之, 其將能乎! 商書: 惡之易也, 如火之燎于原, 不可, 其猶可撲滅?周任有言曰: 爲國家者, 見惡, 如農夫之務去草焉, 芟夷薀(1)崇之, 其本根, 勿使能殖, 則善者信矣.'


(1) “온”은 완원의 각본에선 “온”으로 쓴다. 여기서는 『교감기』와 금택문고본을 따라 바로잡았다.


해설 

五月庚申: 경신일은 11일이다.

鄭伯, 大獲: 대획大獲 포로가 매우 많았다. 근래 학자들은 포로로서 노예가 된 자가 매우 많았다고 해석한다.

往歲, 鄭伯請成于, 陳侯不許: 하작何焯『의문독서기』: “주나라와 정나라는 서로 원한을 주고받았고, 진 환공이 주나라 왕에게 총애를 받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정나라가 요청한 우호 관계를 거절했다.” 이 해는 정 장공 27, 진 환공 28년에 해당하는데, 『좌전』에서 말하는 과거가 언제인지는 확실치 않다. 만약 하작의 설을 따르면 주나라와 정나라가 인질을 교환하고, 정나라가 주나라의 기내에 침범하여 추수한 곡식을 탈취하는 등의 악행을 서로 교환한 이후이므로 멀지 않은 과거가 된다.

五父諫曰: 오보五父『좌전·환공5년』에 보이는 문공의 아들 타이다. 『좌전·환공5년』의 주석에 자세하다.

親仁·善鄰, 國之寶也. 君其許!: 여기 기는 희밍, 명령을 나타내는 부사이다.

陳侯: ·實難: 왕인지 『경의술문』: “실은 시 같고; 은 환이다. “·實難은 오직 송나라와 위나라만이 근심거리란 뜻이다.” 실은 여기서 동사와 목적어가 도치된 결구의 조사로 쓰였다.

何能爲?遂不許: 주석 없음.

君子曰: 善不可失, 惡不可長: 은 동사이고 상성이다.

陳桓公之謂乎! 長惡不悛: 소리는 전이고, 잘못을 뉘우치고 고치다.

從自及也: 수종隨從이다. 요즘 말로 뒤따르다(跟着)와 같고, 시간의 신속함을 표시한다. 왕인지는 종자를 도자로 쓰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지만 따를 수 없다. 자급이란 스스로 재앙을 부르다.

雖欲救之, 其將能乎!: 용법으로 쓰였다.

▣『商書: 惡之易也: 왕념손: “역은 이어지다(), 즉 악이 만연한 것을 말한다.” 『경의술문』에 자세하다.

如火之燎于原, 不可, 其猶可撲滅?: 『상서·반경상편』에 이 문구가 있다. 하지만 ‘惡之易也’란 구절은 없다. 아마 이 구절은 『좌전』의 작자가 덧붙인 것으로 생각된다.은 향하다()의 뜻이고, 는 기의 용법으로 쓰였다.

周任有言曰: 마융의 『논어』주석: “주임은 고대의 훌륭한 사관이다.” 강영의 『군경보의』: “『상서·반경』에 나오는 지임遲任 아닌가 싶다.

▣‘爲國家者, 見惡, 如農夫之務去草焉, 芟夷薀崇之: “온”은 완원의 각본에선 “온”으로 쓴다. 여기서는 『교감기』와 금택문고본 따라 바로잡았다.

“삼”은 『설문』에선 “발”로 인용한다. 음은 발이고 잡초를 발로 짓밟다. 『설문』에는 별도로 삼자가 있는데 소리는 삼 같고, 풀을 베다란 뜻이다. 옛 문헌을 고증해 보면 “삼이芟夷”를 함께 쓰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좌전·성공13년』의 “우리 농작물을 약탈하고(芟夷我農功)”와 『상서서』의 “마음이 심란함을 없앰(芟夷煩亂)”등이 있다. 혹 “삼이芟荑”로 쓰는 곳도 쓴다. 『주례·도인稲人』의 “모내기를 한 논은 여름엔 물로 잡초를 죽인 후 김을 맨다(凡稼澤, 夏以水殄草而芟荑之)”등이 그 예다. 두예: “삼은 풀을 베다; 이는 제거하다.” 『주례·치씨』의 정현의 주석: “이지荑之 호미 등의 농기구로 흙을 갈아엎어 잡초를 제거하다.” 즉 삼이는 동의연면사이다. 온숭薀崇은 쌓음이다. 『한서·식화지』: “밭도랑에 파종하고, 뿌리가 자라 잎이 생기면 조금씩 두둑의 잡초를 김매고 땅을 갈아엎어 뿌리부근에 흙을 돋우어준다. 그래서『시』에 ‘김도 매주고 흙도 돋아주니 기장과 메기장이 무성해지네’라고 노래한 것이다. 여기서 운 김매는 것이고, 흙을 돋워줌이다. 즉 뿌리가 점차 자라나면 자주 김을 매어 흙을 돋워줘야 함을 뜻한다. 한여름에 두둑이 낮아지고 뿌리가 깊이 내리면 바람과 가뭄에도 견딜 수 있다. 그래서 무성하게 자라게 되는 것이다” 이는 옛 사람들이 잡초를 뽑아내고 밟는 것이 토지를 비옥하게 하는 방법으로 여긴 것이다. 삼이는 곧 김매는 것이고; 온숭이란 자( 쓰기도 한다)의 뜻으로서 흙을 돋워주는 것이다. 뿌리에 흙과 뽑아낸 잡초를 수북히 쌓아 발효시켜 토지를 비옥하게 한다. 장병린의 『춘추좌전독』에 근거한 설명이다.

其本根, 勿使能殖, 則善者信矣.: ()과 같다. 잘 뻗어나감과 같다. 의미 상 상관되는 글귀로 짝을 이룬 것이다. 앞에서 가곡을 언급했으므로 다시 선인善人, 선정善政 그리고 선사善事 등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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