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714년) 1.9.1. 장마霖
본문
은공 9년 봄 왕력 3월 계유일(10일), 며칠간 큰 비가 내리고 천둥이 쳤다. 『춘추』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 날을 적었다. 경진일(17일)에 큰 눈이 내렸다. 역시 내리기 시작한 날을 적었다. 『춘추』에 기록한 까닭은 이런 현상들이 절기를 잃었기 때문이다. 비에 관한 범례에 따르면, 사흘 이상 내리는 것을 장마(림霖)라 하고, 평지에 한 척 이상 쌓이는 것을 대설이라 한다.
1.9.1. 九年春王三月癸酉, 大雨霖以震, 書始也. 庚辰, 大雨雪, 亦如之. 書, 時失也. 凡雨, 自三日以往爲霖, 平地尺爲大雪.
해설
▣九年春王三月癸酉, 大雨霖以震, 書始也: “大雨霖以震”가 한 구이다. 이以는 연사로서 여與의 뜻이다. 『상서·금등』의 “천둥 번개와 큰 바람이 일었다(天大雷電以風)”는 문구가 이와 똑 같은 구법이다. 장림臧琳의 『경의잡기經義雜記』에선 “大雨霖”과 “以震書始也”를 각각 하나의 구로 보았는데, 옳지 않다. “書始也”는 두예의 주석에 근거하면 계유일이 큰 비가 시작된 날이다. 장마는 오랫동안 비를 내리고 하루에 그치지 않는다. 『춘추』에서 “大雨, 震電”로 쓰고 『좌전』에선 “大雨霖以震”으로 쓴 것은 문장은 차이가 있지만 의미는 같다. 소위 두예가 말하는 착종성사錯綜成辭(경문을 종합하여 그 변화를 자세히 설명한다)이다. 두예의 주석과 공영달의 『소』에선 『춘추』의 문장에 “霖以”, 두 글자가 탈락된 것이며, “전電”자는 후인이 임의로 덧붙인 글자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곡량』과 『공양』그리고 『한서·오행지』를 보면, 모두 “大雨震電”으로 쓰여 있다. 모두 오류는 없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장수의『경의잡기』와 홍이훤洪頤煊의 『독서총록讀書叢錄』에 보인다.
▣庚辰, 大雨雪, 亦如之: “亦如之”는 대설이 하루에 그친 것이 아니라 경진일에 시작한 것이고, 위의 문구처럼 큰 눈이 시작된 일자를 기록한 것과 같다.
▣書, 時失也: 즉 『춘추』에서 이 사건을 기록한 이유는 당시 왕력 3월은 하나라 역법으로 정월에 해당한다고 오인하여 천둥과 번개가 있을 때가 아니며; 천둥 번개가 있었는데 큰 눈이 온 것 역시 일상적인 일이 아니다. 천둥 번개가 치고 8일이 지나 다시 큰 눈이 온 것은 모두 절기가 정상을 잃은 것이다. 그래서 올바른 절기를 잃었다라고 쓴 것이다. 『한서·오행지』의 “유향은 주력 3월은 현재의 정월이라고 여겼다. 비가 오고, 진눈깨비가 날리면 천둥 번개는 올 수 없다. 이미 천둥 번개가 쳤다면 눈이 다시 내리지 않아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절기의 올바름을 잃은 것이기 때문에 이상현상이라고 말한 것이다”라는 기사를 보면 충분히 이에 대한 증거가 될 수 있다.
▣凡雨, 自三日以往爲霖: 자自 이하는 『좌전』의 “림霖”자를 해석한 것이다. 두예는 『춘추』의 문장을 해석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옳지 않다. (두예: “이 문구는 경문에 기록된 ‘霖’자를 해석한 것인데, 현재 경문에 이 글자가 없는 까닭은 경문에 누락된 것이 있다.”역자)
▣平地尺爲大雪: 이는 『춘추』와 『좌전』의 “大雨雪”을 풀이한 것이다. 평지에 내린 눈의 깊이가 한 척은 되어야 비로소 대설이라 할 수 있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