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옹 - 솔론에서 페리클레스까지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염옹은 윗사람을 시킬만한 사람이다.” 













이름은 염옹冉雍이며, 공자보다 대략 29세 연하였다. 남면南面 남쪽을 바라보고 자리한다는 뜻으로서 예로부터 천자나 군주의 지위를 의미한다. 이외 어떤 회합이나 자리에서 가장 윗사람이 앉는 자리이기도 하다.


기원전 594- 중국은 이때 춘추시대 노나라 성공 대에 해당한다. - 거의 만장일치로 지도자로 추대된 솔론이 도시국가 아테네에 일대 개혁을 실시했다. 자비로 말과 전차를 구비할 수 있는 제1계급 펜타코시오메딤노이(Pentakosiomedimnoi)에서부터 아무런 재산이 없는 4계급 테테스(Thetes)까지 이렇게 아테네 시민들을 네 계급으로 구분지었다. 시민을 보유한 재산의 규모로 등급화하고 참정권의 범위와 가부를 결정한 것이다. 이들 중 최하위 계급에 속한 시민들은 어떤 공직도 맡을 수 없었으나 민회와 재판에 출석하여 투표할 권리는 주어졌다. 이딴 것이 뭔 혁신이고 개혁인가라고 말한다면 인류가 거쳐온 지난한 역사를 너무 무시하는 성급함이다. 솔론의 개혁은 그 이전 귀족만 참정권을 가졌던 아네테를 개인의 능력으로 재산을 모을 수만 있다면 참정권을 부여하는 사회, 귀족의 정치 독점을 제거한 일대 진전이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대략 100년 정도 지난 기원전 487/486년에 또 하나의 혁신이 아테네 정치계에 도입된다. 법 앞의 평등 이소미아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클레이스테네스는 아르콘을 제외한 모든 공직을 선출제에서 추첨제로 변경한다. 이 개혁으로 아테네 시민권을 보유한 자라면 누구나 뺑뺑이를 돌려 공무원이 될 수 있었는데 다소 곤란한 점은 수당이 없다는 사실이다. 급여가 없는 사회봉사활동이란 뜻이다. 이런 경제적 곤란을 견딜 수만 있다면 혹은 스폰서를 얻을 수 있다면 누구든 범그리스 세계의 일등 가는 나라에서 고위 공직자로 취임할 수 있다. 동시대에 살았던 헤로도투스는 “민중이 지배하는 정치는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며 관리들은 추첨으로 뽑히고 직무에 책임을 지며 모든 안건이 민회에 제출된다.”(『역사』3.80.6.)고 아테네의 정치를 보고하고 있다.


그로부터 30년이 채 지나지 않아서 고전기 그리스의 마지막 정치 천재 페리클레스는 이 불만과 불평등 재산이 많지 사람은 후보로 나설 수 없기 때문에 불평등하다 -을 해소하는 법안을 도입해 모든 공직자에게 국가에서 수당을 지급하는 개혁안을 통과시켰다. 동일한 사람이 2번 이상 평의회 의원이 될 수는 없다는 제한은 두었다. 수당을 지급하긴 했지만 그 액수가 너무 적었다 하는데 정상적인 사람이 하루 일해서 얻을 수 있는 품삯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고 한다. 모든 공직자를 추첨으로 뽑은 것은 아니다. 그래서는 수십 년에 걸친 페리클레스의 민주 독재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총사령관, 장군, 재정담당자는 선거를 통해 선출했고 선출직은 출마 회수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페리클레스의 장기 독재가 가능했던 것은 체제의 이런 허점을 잘 파고든 것이다. 추첨제는 동일한 권력을 분배받는 것이 아니라 동일하게 배분된 권력을 가질 수 있는 확률일 뿐이다. 또 페리클레스의 사례처럼 같은 지위의 공직자라도 개인의 교묘한 능력에 따라 나와 동등한 권력을 가진 다른 공직자를 농락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일률적인 평등도 아니다. 이런 다소의 허점은 있더라도 고대 세계에서 또 같은 범그리스 내에서도 아테네처럼 고위 공직자로의 길이 뺑뺑이를 통한 불특정 대중에게 활짝 열려있었던 곳은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


정치 분야에서 귀족 독점을 폐지한 솔론의 개혁에서부터 고위 공직자 뺑뺑이 추첨까지 겨우 100년이 걸렸다. 작은 도시국가였던 아테네를 지중해와 소아시아를 아우르는 제국으로까지 성장시켰던 요인으로 그 시대 다른 국가들과 확연히 달랐던 아네테만의 정치체제가 어떤 주요한 역할을 수행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급성장과 맞먹는 속도로 나락으로 떨어진 배경에도 그 정치체제가 한 몫을 한 것 역시 부인하기 어렵다. 오늘날 민주주의의 적으로, 열린 사회의 적으로 규탄받는 플라톤이 지극히 싫어했던 아테네의 정치는 교묘한 페리클레스의 장기 민주 독재 그리고 뺑뺑이 추첨제로 대변된 중우정치이지 괴물로 변신하기 이전의 한발씩 전진했던 그 과정을 모두 부인한 것은 아닐 것이다. 다만 사랑해 마지않던 스승을 독살로 내몬 그 아테네의 정치를 너무 증오한 나머지 그의 반동은 너무 멀리 간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면 나도 열린 사회의 적이 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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