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산전쟁, 풀려난 진나라 장수들 (춘추좌전.6.1.9.)

산의 전쟁에서 사로잡았던 진의 장수들을 진이 모두 돌려보낸 후 ( 5.33.3.) 의 대부들과 근신들은 한 목소리로 진 목공에게 아뢰었다. “이번 패전은 맹명의 죄이므로 반드시 그를 주살해야 합니다.목공이 말했다. “이번 패전은 과인의 죄다. 주나라 예량부芮良夫의 시에 큰 바람이 거세게 불어 탐인貪人이 선한 사람을 핍박하네. 헛소리엔 응대하고 좋은 말을 읊어주면 취한 척하네. 선한 말을 듣지 않고 도리어 혼란에 빠뜨리네.’라고 말한다. 시는 탐욕을 조롱한 것이고 과인을 두고 한 말이다. 과인이 실로 탐욕으로 맹명에게 화를 입힌 것인데 그가 무슨 죄가 있겠는가?” 목공은 맹명을 복권하고 정치를 맡겼다.


원문

之役人旣歸[1]大夫及左右皆言於秦伯: 是敗也孟明之罪也必殺之.秦伯: 是孤之罪也. 周芮良夫之詩曰: 大風有隧貪人敗類. 聽言則對誦言如醉. 匪用其良覆俾我悖.是貪故也孤之謂矣. 孤實貪以禍夫子夫子何罪?復使爲政.



[1] 완각본에선 “사”로 잘못 쓰고 있다. 『당석경』과 금택문고본을 따라 글자를 고친다.

 

관련 주석

之役: 희공 33년의 일이다.

人旣歸: “수”자를 완각본에선 “사”로 잘못 쓰고 있다. 『당석경』과 금택문고본을 따라 글자를 고친다.

大夫及左右皆言於秦伯: 是敗也孟明之罪也必殺之.秦伯: 是孤之罪也. 周芮良夫之詩曰: 예량부는 주 여왕 때의 경사이다. 『일주서·예양부편』에 따르면 “小臣良夫”라고 자칭하고 있다. 즉 양부는 그의 이름임을 알 수 있다. 자세한 설명은 『좌전·환공3년』의 주석을 참조하라.

大風有隧: 는 빠르고 거세다는 뜻이다. 유수는 바람이 빠르고 거센 모양을 나타낸다. 왕인지의 『술문』에 자세하다.

貪人敗類: 모씨 『전』은 “류는 선함()의 뜻”이라고 풀이하고, 정현의 『전』은 “류는 무리等夷의 뜻”이라고 풀이하는데 정현이 틀렸다. 『일주서·예량부편』은 신뢰할 수 있는 문헌으로 “왕은 선정을 베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백성들은 왕을 알지 못하고 오직 원망할 뿐이다(后作類, 弗類, 民不知后, 惟其怨)”라는 문구가 있는데 여기서도 류를 선함의 뜻으로 읽었다. 진 목공이 다음 글에서 “과인이 실로 탐욕을 부려 저들에게 재앙을 내린 것”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보면 탐욕스러운 사람이 선량한 이들을 괴롭게 만든 것이라는 뜻임을 알 수 있다.

聽言則對誦言如醉: 정현의 『전』: “대는 대답의 뜻. 탐인은 근거없는 소문같은 헛된 말에는 응답하면서, 『시』와 『서』의 내용을 읊어주면 취한 척하고 안 듣는다는 뜻이다.

匪用其良覆俾我悖.: 『전』은 “복은 도리어의 뜻”으로 풀이했고 정현의 『전』은 “윗자리에 있으면서 선한 이를 등용하지 않아 도리어 우리가 패역한 짓을 하고 말았다.”라고 해석했다. 시에서 수·류·대·취·패 등의 글자는 운을 이루고 고음에서 모두 몰부沒部에 속한다. 『시·대아·상상桑桑』의 제13장이다. 『시서』는 “「상상」은 예백이 주 여왕을 풍자한 노래이다.”라고 해설한다. 『잠부론·알리편遏利篇』에선 “옛날 주 여왕은 이익을 혼자 독점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예량부가 이에 대해 간언했지만 받아주지 않았다. 그래서 돌아오면서 이 시를 지어 풍자했다.”라고 설명하여 동일하다.

是貪故也孤之謂矣. 孤實貪以禍夫子: 부자는 맹명을 가리킨다. 자는 남자의 미칭. 부는 오늘날의 저 (사람)의 뜻과 같다. 즉 부자란 저 사람의 뜻인데 다만 경의를 표할 때 쓴다.

夫子何罪?復使爲政: 이 단락은 다음 해 『좌전』의 “2년 봄. 진의 맹명시가 군사를 이끌고 진의 정벌에 나서 효에서의 전쟁을 보복했다”는 기사와 이어서 읽어야 한다. 앞서 서술하여 그 일의 원인을 적은 것이다. 기실 진 목공은 맹명의 지위를 복권시킨 일은 희공 33년에 있었던 일이지 문공 원년의 사건은 아니다. 한편 「년표」는 역시 이 해에 “효에서 패한 장수가 도망쳐 왔지만 진 목공은 그의 지위를 복권시켰다(將亡歸, 公復其官)”라고 적고 있다. 아마 『좌전』의 이 단락을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즉 사마천이 근거한 『좌전』의 문장 역시 이 단락이 문공 원년에 기록되어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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