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림보를 구명한 사정자 (춘추좌전.7.12.5.)

가을, 진군이 귀국하여 환자는 죽음을 청했고 진 경공이 이를 수락하려 했다. 사정자士貞子가 간언했다. “안 됩니다. 성복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사흘 동안 초군이 놓고 간 군량미로 먹고 마실 때 문공께선 오히려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습니다. 좌우 신하들이 물었습니다. ‘기쁜 일에 근심이 보이시니 만약 근심거리가 생기면 웃으시겠습니까?’ 그러자 문공께서 대답하셨습니다. ‘득신이 여전히 건재하니 걱정이 다 가시지 않는다. 궁지에 몰린 짐승은 오히려 투지를 불태우니 하물며 한 나라의 재상은 어떻겠는가?’ 초나라가 자옥을 죽이자 비로소 문공께서 기뻐하셨고 그 희색을 뒤에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문공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 걱정거리가 이제야 없어졌다.’ 득신의 죽음은 진이 두 번 승리를 거두고 초가 두 번 패배한 것입니다. 초나라는 이 때문에 두 대에 걸쳐 강성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하늘이 혹 우리에게 큰 경고를 내렸는데 여기에 다시 림보를 죽여 거듭 초나라에 승리를 안긴다면 아마 오랫동안 약해지지 않겠습니까! 림보가 군주를 섬길 때, 조정에선 충성을 다할 것을 생각하고 물러나서는 자신의 과실을 보완하기를 생각하니, 사직을 수호하는 인물입니다. 그를 죽여 무엇하겠습니까? 무릇 패배는 일식이나 월식과 같으니 그것이 어찌 해와 달의 밝음을 훼손할 수 있겠습니까?경공은 그의 지위를 복권했다.


원문

師歸桓子請死晉侯欲許之. 士貞子諫曰: 不可. 城濮之役師三日穀文公猶有憂色. 左右曰: 有喜而憂如有憂而喜乎?公曰: 得臣猶在憂未歇也. 困獸猶況國相乎?子玉公喜而後可知也. : 莫余毒也已.再克而再敗也是以再世不競. 今天或者大警而又殺林父以重其無乃久不競乎? 林父之事君也進思盡忠退思補過社稷之衛也若之何殺之? 夫其敗也如日月之食焉何損於明?晉侯使復其位.


관련 주석

師歸桓子請死: 공영달의 『소』: “「단궁」에 ‘어느 장수의 군사가 패하면 장수를 죽이고, 누구의 방읍이 위태로우면 그 곳을 버린다’고 한다. 이제 환자가 군사를 이끌고 패배했으므로 죽기를 청한 것이다.

晉侯欲許之. 士貞子諫曰: 두예: “사정자士貞子는 사악탁士渥濁이다.

不可. 城濮之役師三日穀文公猶有憂色. 左右曰: 有喜而憂如有憂而喜乎?: 진 문공이 승전하여 기쁜 일인데도 근심어린 얼굴이니 만약 근심있는 일이 있으시면 도리어 기뻐하시겠냐는 뜻.

公曰: 得臣猶在憂未歇也: 같고 다함.

困獸猶: 『순자·애공편』: “짐승은 궁지에 몰리면 두려운 법(獸窮則攫), 『한시외전』2의 “짐승이 궁지에 몰리면 물어댄다(獸窮則齧), 『회남자·제속훈』의 “짐승이 궁지에 몰리면 덤벼든다(獸窮則觸)” 등의 여러 말이 이 문구의 뜻과 유사하다.

況國相乎?子玉公喜而後可知也: 두예: “안색에 희색이 있었다.

: 莫余毒也已.: 이상의 일은 『좌전·희공28년』의 주석을 참조.

再克而再敗也: 이미 싸움에서 군주를 이겼는데 도 다시 그 나라의 재상을 죽였으니 한 번 더 이긴 것이요, (초나라는) 한 번 더 진 것이다.

是以再世不競: 재세란 성왕과 목왕의 시대이다. 불경은 불강不强이다.

今天或者大警: 금택문고본엔 “或者”다음에”자가 있다. 두예: “경은 경계하다.

而又殺林父以重其無乃久不競乎?: (그를 죽인다면) 향후 오랫동안 진나라가 강성하지 못할 것이란 의미.

林父之事君也進思盡忠退思補過: “진사” 두 구는 현재 『효경·사군장』에도 있다. 『효경』의 작자가 『좌전』을 채용한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

社稷之衛也: 사직을 호위하는 이.

若之何殺之? 夫其敗也如日月之食焉何損於明?: 전쟁에서의 패배는 있을 수 있는 현상이다. 일식과 월식은 옛사람들이 상용하던 비유이다. 『논어·자장』: “자공이 말했다. ‘군자의 과실은 일식이나 월식과 같아 과실이란 모든 사람들에게 있는 것이다; 과실을 고치는 일이야 말로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다.’” 『맹자·공손추하』에도 역시 같은 문구가 있다.

晉侯使復其位: 「진세가」에서 이 일을 서술할 때, 사정자를 수회로 썼고, 『설원』「존현편」역시 『좌전』의 기사를 채택했는데, 사정자를 사정백으로 썼으며 진 경공을 소공으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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