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초보은結草報恩 (춘추좌전.7.15.5.)

가을 7, 환공이 진나라 정벌에 나서 보씨輔氏(섬서성 대려현荔縣의 동쪽 20)에 군사를 주둔했다. 임오일(27), 경공이 직(산서성 직산현稷山縣의 남쪽 50)에서 군대를 검열하고 적의 땅을 빼앗아 려후(黎侯)를 옹립하고 돌아왔다. 에 이르러, 위과魏顆가 진군을 보씨에서 물리치고 두회杜回를 사로잡았는데 그는 진나라의 용사였다

애초, 위무자魏武子(위주)가 총애하는 첩이 있었는데 자식은 없었다. 무자가 병에 걸리자 ()魏顆에게 일렀다. “반드시 그녀를 재가시키거라.” 병이 위중해진 후 말했다. “꼭 나와 함께 순장하라!” 위무자가 죽자 위과는 그녀를 재가시키며 말했다. “병이 위중해지면 정신이 어지러워지는 법입니다. 저는 부친의 정신이 온전했을 때 하셨던 말씀을 따르겠습니다.” 보씨의 전쟁에서 위과는 어떤 노인이 풀을 엮어 두회의 수레를 가로막는 것을 보았다. 두회는 묶인 풀에 채여 넘어졌고 이 때문에 사로잡을 수 있었다. 그날 밤 꿈에 그 노인이 나타나 말했다. “나는 그대가 재가시켜 준 부인의 아비이네. 그대가 선친이 올바른 정신일 때의 명을 따랐기 때문에 내가 보답한 것이네.


원문

秋七月秦桓公次于輔氏. 壬午晉侯治兵于以略黎侯而還. 魏顆師于輔氏杜回之力人也. 

魏武子有嬖妾無子. 武子: 必嫁是.疾病, 則曰: 必以爲殉!及卒嫁之: 疾病則亂吾從其治也.輔氏之役見老人結草以亢杜回. 杜回躓而故獲之. 夜夢之曰: 而所嫁婦人之父也. 爾用先人之治命余是以報.


관련 주석

秋七月秦桓公次于輔氏: 두예: “보씨輔氏는 진나라 땅이다.” 『조읍현지』에 근거하면, 조읍의 서북쪽 13리 떨어진 곳에 보씨성이 있다. 즉 현 섬서성 대려현荔縣 동쪽 20리 안쪽이다. 조읍현은 이미 폐해졌고 대려현에 통합되었다.


춘추좌전 지도 - 보씨 전투


壬午: 임오일은 27일이다.

晉侯治兵于: 나라 땅이다. 현 산서성 직산현稷山縣의 남쪽 50리 떨어진 곳에 직산이 있고, 그 아래 직정稷亭 있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진 경공이 치병했던 곳이라 한다.

以略: 『방언』: “략은 힘으로 빼앗다(强取).” 왕념손의 『광아석고소증』에 자세하다. 비록 진이 로나라를 멸망시켰지만 잔여 무리들은 아직 복종하지 않았기 때문에 병력을 동원하여 힘으로 취했다.

黎侯而還: 본래 오래 된 나라로서 『좌전·소공4년』의 기사에 보인다. 로나라가 여씨의 땅을 빼앗았는데 진후가 복권한 것이다. 『방여기요』에 따르면, 산서성 려후성 동북쪽 18리 떨어진 곳이라 한다.

: 나라 땅이다. 『방여기요』에 따르면, 낙수洛水 포성현에서 동남쪽으로 흘러 조읍진의 남쪽에서 황하로 합류된다고 한다. 즉 락은 아마 낙수로 인해 얻은 지명으로서 현 대려현荔縣의 동남쪽에 있다.

魏顆師于輔氏杜回之力人也: 주석 없음.

魏武子有嬖妾無子: 두예: “무자는 위주로서 위과魏顆의 부친이다.

武子: 必嫁是.疾病: 옛 사람들은 병이 위중할 때 질병疾病이라고 말한다.


👉 진 문공에게 죽임을 당할 뻔했던 위무자 


則曰: 必以爲殉!: 처첩을 순장하는 일은 노예제 사회에서의 유습이다. 고고학 발굴에 따르면 감숙성 무위황낭낭대武威皇郎郎臺 임하臨夏 진위가秦魏家 제가齊家 문화의 씨족 공묘에서도 남자와 여자가 각각 한 명씩 혹은 남자 한 명과 여자 두 명이 합장된 묘가 있다. 남자는 등을 땅에 대고 하늘을 보고 누워 있으며 사지가 곧게 펴져 있어서 자연사한 것으로 보이고, 여자는 측면에서 몸이 구부려져 남자에게 사지가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순장되었다.

及卒嫁之: 疾病則亂: 이란 정신상태가 온전하지 못함을 말한다. 술에 취했을 때 역시 란이라 한다. 『논어·향당편』의 “음주에 미리 정한 양은 없지만 정신이 혼미해지는 상태에까지 이르지는 않는다(唯酒無量, 不及亂)”란 구절로 입증할 수 있다.

吾從其治也.: 는 란에 상대해서 쓴 말이다. 정신이 맑을 때를 가리킨다. 『열자·탕주편』의 “그대는 왜 맑은 정신일 때를 기다리지 않고(子奚不時其治也)”라는 문구는 술에 취했을 때를 기다린다는 말이다.

輔氏之役見老人結草以亢杜回: 『광아·석고』: “항은 차단()하다.” 풀을 엮어 길을 막았다. 두예는 “항은 수비하다()의 뜻”이라고 풀이했지만 정확하지 않다.

杜回躓而: 의 음은 치 혹은 질이다. 나아갈 때 발에 무언가 채이는 것을 말한다. 『설문』에선 체 쓰고 “무언가에 걸려 나아가지 못함”이라고 풀이한다. 「연책」에선 “첩에게 약주를 마시게 하고 걸어가게 하니, 첩은 마치 발에 무엇인가 걸린듯 넘어지는 체했다(妾佯躓而覆之).”는 구절이 있고, 『열자·열부』의 “마음이 밖으로 향하면 걸어가다가 발이 그루터기에 걸려 넘어져도, 머리는 세워 놓은 나무에 부딪혀도 스스로 알지 못하게 된다(……足躓株埳……).” 등에서의 지자가 모두 이 뜻이다. 은 넘어지다.

故獲之. 夜夢之曰: 而所嫁婦人之父也: 같다. 대칭대사이다.

爾用先人之治命余是以報.: 「진어7: “과거 로나라와의 전투에서 승리했을 때, 이 진의 공적을 바래게 하려 했지만 위과가 보씨에서 진의 군사를 패퇴시키고 몸소 두회를 저지했기 때문에 그의 공로를 경종景鍾 새겼다.” 이런 일은 미신이기 때문에 믿을 수는 없다. 그러나 당시에 산 사람을 순장하는 일을 당연시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순장의 유습이 있었다는 사실 역시 알 수 있다. 1969년 후마의 교촌에서 발견된 전국시대 묘를 통해서도 그 당시 순장의 풍습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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