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蕭나라 궤멸 (춘추좌전.7.12.6)

겨울, 초 장왕이 소나라를 정벌하자 송나라의 화초華椒가 채나라 사람들을 거느리고 소나라를 구원했다. 소나라 사람들이 웅상의료熊相宜僚와 공자병公子丙을 사로잡았다. 장왕이 말했다. “죽이지 말라, 내가 물러나리라.” 소나라 병사들이 두 사람을 죽였고, 장왕이 분노하여 바로 소나라 도성을 포위했으며 소나라는 궤멸했다

신공申公 무신巫臣이 말했다. “많은 병사들이 추위를 타고 있습니다.” 장왕이 삼군을 순회하며 위로하고 격려하자 삼군의 병사들은 모두 마치 솜옷을 껴입은듯 따뜻함을 느꼈다. 이어 소나라로 쳐들어갔다

성 안의 소나라의 환무사還無社가 초나라의 사마 묘에게 말을 건넸고, 묘가 신숙전申叔展을 불렀다. 숙전이 말했다. “맥국이 있는가?” 환무사가 대답했다. “없네.” “그럼 산국궁은 있는가?” 숙전이 말했다. “그것도 없네.” 환무사가 대답했다. “그럼 하어복질에 걸리면 어찌할 생각인가?” 숙전이 물었다. “메마른 우물을 보거든 나를 꺼내주게.” 환무사가 말했다. “띠풀을 우물에 요대처럼 걸어 두게. 우물 가에서 곡하는 소리가 나거든 나인줄 알게.” 다음 날 소나라는 궤멸되었다. 신숙이 우물을 찾았는데 띠풀로 만든 요대가 있는 우물을 보고 소리쳐 불러 그를 꺼내 주었다.


원문

楚子宋華椒人救. 人囚熊相宜僚公子丙. 王曰: 勿殺吾退.人殺之. 王怒遂圍.

申公巫臣: 師人多寒.王巡三軍拊而勉之三軍之士皆如挾纊. 遂傅於.

還無社與司馬申叔展. 叔展: 有麥麴乎?: .” “有山鞠窮乎?: .” “魚腹疾奈何?: 目於井而拯之.” “若爲茅絰哭井則己.明日. 申叔視其井, 則茅絰存焉號而出之.


관련 주석

楚子宋華椒人救. 人囚熊相宜僚公子丙: 양리승 『보석』: “애공 16년 웅선료가 언급되는데, 그는 씨가 ‘웅’이고, 본문의 인물은 ‘웅상’이 씨이다. 이름이 같을 뿐이다. 소공 25년의 웅상매熊相 그의 후손이다.


춘추좌전 지도 - 소나라 궤멸


王曰: 勿殺吾退.人殺之. 王怒遂圍. : 고염무 『보정』: “다음 글에 ‘이튿날 소나라가 궤멸했다’는 언급이 있으므로 이곳의 문구는 연문이다. 만약 본문처럼 여기서 ‘소나라가 궤멸했다’고 한다면 뒤의 ‘드디어 소나라에 육박했다遂傅於’라는 말이 필요없게 되기 때문이다.” 그의 주장을 그럴듯하지만 옳지 않다. 이 단락은 총괄해서 말한 것으로서 ‘소나라가 궤멸했다’는 것은 그 결과를 말한 것이다. 다음 두 단락은 소나라를 포위하는 과정에서의 두 가지 사건을 보충 서술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창의 『교서』를 참고한 설명이다.

申公巫臣: 무신은 신현의 장관이기 때문에 신공 무신이라 썼다. 그의 씨는 굴로 생각된다. 『좌전·성공2년』에 그를 굴무屈巫라고 칭하고 있다. 『좌전·양공26년』의 기사에 근거하면 그의 자는 자령子靈이다.

師人多寒.王巡三軍拊而勉之: 어루만짐()과 통한다. 군사들을 어루만지고 노고를 위로하다.

三軍之士皆如挾纊: 음은 광이고 오늘날의 면이다.

遂傅於: 금택문고본에는 구의 말미에 “”자가 있다. 이는 주량이 보각한 『석경』과 부합하지만 송 이하 각본에는 모두 없다. 글자가 없는 것이 옳은 것 같다. 자에 대해서는 『좌전·은공11년』의 주석을 참조하라.

還無社與司馬申叔展: 두예: “환무사는 소나라 대부이다. 사마 묘와 신숙전은 모두 초나라 대부이다. 무사는 본래부터 숙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묘를 통해 그를 불렀다.” 호 평성이며 소리쳐 부름의 뜻이다.

叔展: 有麥麴乎?: 맥국麥麴은 오늘날의 효모酒母인데, 술을 양조하는데 쓰는 것은 보리를 쪄서 만들기 때문에 맥국이라 한다.

: .” “有山鞠窮乎?: 산국궁山鞠窮은 궁궁이다. 오늘날 사천성에서 나는 것은 천궁川芎이라 부른다. 다년생 풀로서 그 뿌리가 약재로 쓰인다.

: .: 당시 두 군사가 대치한 상태이기 때문에 은어로써 상황을 비유한 말들이다. 맥국과 산국궁이 무엇을 비유한 것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두예는 가규의 주장에 근거해서 두 가지 식물은 습기를 막아주는 것이라고 했는데, 신숙전이 이렇게 말한 것은 환무사가 (소나라 사람들이) 뒤엉켜 도망치는 곳에서 피하라는 뜻이다. 그러나 환무사가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없다”라고 답하자, 다시 “魚腹疾奈何?”라고 물어 그를 깨우쳐 줬고 무사가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 상하 문맥을 보면 어느 정도 이치에 닿기는 하다. 초순의 『보소』, 장총함의 『두주변증』 그리고 유월의 『평의』에 각각의 설명이 있지만 모두 상하 문맥에 맞지 않아서 채록하지 않았다.

魚腹疾奈何?: 이는 숙전이 다시 물은 것인데 대략 다음과 같은 뜻이다. 습기를 막아주는 두 가지 약물이 없다면 그로 인한 병이 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어복질魚腹疾은 고대의 상투어인데 습기 때문에 발생하는 병을 말한다. 두 번 세 번 땅 속으로 숨으라는 암시를 준 것이다. 선진시대의 책에서 “하”로 쓴 것은 “황하”를 가리키지 않는 것이 없다. 하어란 황하의 물고기이다. 『회남자』「숙진훈俶眞訓」의 “그러므로 황하에 사는 물고기는 밝은 눈을 가질 수 없다.”는 것에 대해 허신은 “황하의 물이 탁하기 때문에 밝은 눈을 얻을 수 없다는 뜻”이라고 풀이한다.

: 目於井而拯之.: 의 음은 원이고 물이 마른 우물이다. 이는 무사의 답변으로 숙전의 말뜻을 이해했기 때문에 “네가 물이 마른 우물을 보거든 나를 건져달라”고 말한 것.

若爲茅絰哭井則己.: 이는 숙전의 답변이다. 폐정이 많으므로 어느 곳인지 알 수 없다. 그러므로 네가 띠를 묶어 요대처럼 만들어 우물 끝에 걸어놓아 표식으로 삼으라는 것. 또 무사가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 오인할 수 있으므로 우물을 향해 곡을 하는 사람이 있거든 자신임을 알라는 말. 공영달의 『소』의 설명을 참조했다. 요내의 『보주』는 “기”자는 “이”자로서哭井則已”는 내가 우물 위에서 곡을 하거든 올라오면 된다라고 풀이하는데 역시 통한다.

明日. 申叔視其井則茅絰存焉號而出之: 두예: “호는 우는 소리이다.” 여기 “호”와 앞의 “신숙전을 부르다()”의 호자는 뜻이 다르다. 소리내 울지만 눈물이 없는 것이 “호”이다. 앞의 “소리내 우는 사람이 있거든 나인 줄 알라”는 말과 호응한다. 『원화군현지』는 그 물 마른 우물이 현 안휘성 소현의 옛 행정구역(현재는 용성진으로 옮겨졌다)의 북쪽 200보 떨어진 곳에 있다고 하는데 이는 견강부회한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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